다낭 시내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대리석 불교 성지, 오행산
다낭 미케비치 남쪽 해안을 따라 호이안 방향으로 대략 15분 정도 차를 타고 시외로 벗어나다 보면, 해안선 평지 한가운데 뜬금없이 거대한 돌산 5개가 솟아오른 기묘한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철, 땅(土), 물(水), 나무(木), 불(火) 아시아의 오행(五行)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봉우리로 구성된 이 기암괴석의 본명은 능우한선(Ngũ Hành Sơn)이며, 서양인과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는 영문명을 직역한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s: 대리석 산) 혹은 오행산으로 불립니다.

과거 이 산 전체가 엄청난 양의 최고급 대리석 채굴장이었던 점을 증명하듯, 지금도 산 아래 초입에는 장인들이 손수 깎아 만든 수백 톤짜리 거대한 불상 조각품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이자 천연 동굴들의 집합체이며, 그 동굴 미로 틈새틈새마다 수백 년 된 베트남 전통 불교 사원과 참파 왕국의 유적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어 다낭의 뻔한 휴양지 스케줄 중 색다른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역사 탐험지라 할 수 있습니다.
땀 뺄 필요 없는 오행산 엘리베이터 이용 팁과 입장료
관광객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개방된 봉우리는 다섯 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동굴이 많은 ‘물(水)’의 산인 투이선(Thuy Son) 한 곳입니다. 산꼭대기에 지어진 성지순례 코스라고 하니 벌써부터 다리 알이 배기고 땀범벅이 될 허니무너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본의 힘은 위대해서 베트남 정부가 바위 절벽 바깥쪽에 훤히 밖이 내다보이는 투명한 최신식 수직 유리 엘리베이터를 뚫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오행산의 기본 입장료는 1인당 40,000동(한화 약 2,400원)으로, 발리 등 다른 나라의 관광지 물가와 비교하면 거의 거저나 다름없을 만큼 매우 저렴합니다. 가장 핵심 시설인 외부 전망 엘리베이터 탑승 티켓은 표 끊을 때 편도 티켓 1회권에 단돈 15,000동(한화 약 900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살 수 있습니다. 동굴 지도가 인쇄된 허접한 코팅 팸플릿도 소소하게 돈을 받고 파는데 굳이 살 이유는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vs 등산 계단, 나에게 맞는 코스는?
| 진입 옵션 비교 | 투명 유리 엘리베이터 이용 (남문) | 순수 계단 등산 (동문) |
|---|---|---|
| 소요 시간 및 장점 | 40m 높이 중턱까지 단 1분 컷, 극강의 쾌적함 | 10~15분 소요, 천천히 불교 조각상을 보며 산책 |
| 체력 난이도 | 에너지 게이지 100% 보존 | 땀 줄줄 흐르는 유산소 운동 보장 코스 (비추) |
| 신혼부부 추천 동선 | 900원의 사치 등극. 올라갈 때 무조건 편도권 구매 | 탐방을 다 마치고 하산하여 내려갈 때 계단 이용 |
아무리 시원한 동굴 속이라도 베트남의 끈적한 습도 속에서 가파른 대리석 계단 백여 개를 직각에 가깝게 기어올라가다 보면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부부 싸움이 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정석적인 효율적 코스는 매표소에서 입장권과 엘리베이터 상행 편도 1회권을 사서 시워하게 올라간 다음, 천천히 여러 동굴의 석불과 전망대 시티 뷰를 구경하고 내려올 때는 남은 체력으로 완만한 반대편 동쪽 돌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경치를 즐기는 것입니다.
천장 구멍으로 빛이 쏟아지는 하이라이트, 후옌콩 동굴
중턱에 내린 뒤 사찰 린응사(Linh Ung Pagoda)를 지나 안쪽으로 쑥 들어가면 오행산의 가장 위대한 보물이자 하이라이트인 후옌콩 동굴(Huyen Khong Cave)이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과거 베트남 전쟁(월남전) 당시에는 베트콩들의 천연 야전 병원으로 쓰였을 만큼 내부가 거대한 돔형 실내 구장처럼 넓게 탁 트여 있습니다.

이 동굴이 유명한 이유는 포탄에 맞아 수십 미터 위 천장에 뻥 뚫린 구멍 네 개 때문입니다. 한낮이 되면 그 바위 구멍 사이로 눈부신 태양 빛이 스포트라이트 조명처럼 어두컴컴한 동굴 바닥 한가운데 모셔진 석가모니 불상의 머리 위로 수직으로 촤르륵 쏟아져 내립니다. 그 성스럽고 기하학적인 빛의 기둥 안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실루엣 샷을 찍으면, 이번 다낭 여행에서 가장 경건하고 완벽한 인스타그래머블 명장면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베트남 패키지 단체 관광객 대열이 들이닥치면 엘리베이터 탑승은 물론 좁은 동굴 안은 그야말로 도떼기 시장이 됩니다.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조식을 먹은 직후인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치고 빠지는 전략이 가장 좋습니다. 또한, 산 내부의 이끼 낀 돌계단 습기가 많아 어마어마하게 미끄러우니 굽 높은 샌들이나 슬리퍼를 잘못 신었다가는 큰 코가 다칩니다. 발목을 꽉 잡아주는 아주 튼튼한 운동화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매너입니다.


